대전동구문화원, 제10회 대청시낭송 퍼포먼스 전국대회 개최
작성자
동구문화원
작성일
2026-06-29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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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한국시낭송예술협회장 후기글]
제10회 대청시낭송 퍼포먼스 전국대회를 다녀와서
글 이혜정(한국시낭송예술협회장)
지난 6월 26일, 대전동구문화원에서 개최하는 2026 제10회 시퍼포먼스대회에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작년에 갔던 것과 이번에 다녀온 것에 차이가 있었다면 작년에는 조용히 객석 뒷자리에 앉아 지켜보았었는데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제일 앞자리에 앉아 심사를 했다는 점이다.
심사위원은 모두 3명으로 대전 아람시낭송협회 이경숙 회장(심사위원장), 충남대 평생교육원 시낭송강사 우지원님 그리고 이혜정(한국시낭송예술협회장) 이렇게 3명이 진행을 했다.
대회가 있기 1주일 전(6월 19일) 금요일에 문화원에 모여 예심을 진행했다. 출전자들이 접수한 녹음파일을 하나씩 들으면서 점수를 매기고 총점으로 순위를 매겼다. 모두 정성스럽게 녹음파일을 만들어 보낸 느낌을 받았고 그만큼 우리 심사위원들도 최선을 다해 듣고 평가를 했다. 최종적으로 17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대회는 시낭송대회가 아니라 시퍼포먼스 대회이기에 녹음파일만으로는 퍼포먼스 구성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다. 내년에는 가능하면 시퍼포먼스의 구성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영상심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주일 뒤 6월 26일 금요일 오후 2시, 동구문화원 내 공연장 대청홀에서 본선대회가 열렸다. 대전동구문화원은 올해 새로운 건물로 이사를 해서 작년보다 훨씬 대회공간이 크고 쾌적했다. 대회 시작은 2시부터였는데 출전자들은 12시부터 와서 무대 리허설을 하고 출전번호 추첨을 했다. 전국적으로 대회들마다 출전번호를 선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접수순서가 그대로 출전순서가 되는 방법, 접수의 역순으로 정하는 방법,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순서를 정하는 방법, 가나다 역순으로 정하는 방법, 현장에서 출전자들이 직접 번호를 뽑아 순서를 정하는 방법 등이다. 동구문화원에서는 출전자들이 직접 순서표를 뽑는 방법으로 순서를 정했다. 사실 이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불만의 여지를 없게 하는 방법이다. 누구나 앞 순서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출전자 중 한 사람이 개인사정으로 출전을 포기하고 총 16명의 출전자들이 대회를 시작했다.
1번 김*(충남 공주, 금상)씨는 신석초의 바라춤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를 했다. 승무복 차림으로 낭송을 하고 이어서 바라를 들고 바라춤을 추었는데 낭송은 괜찮았지만 바라춤은 많이 아쉬웠다. 김*씨는 앞으로 이 작품으로 공연을 하려면 바라춤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춤 전문가가 아니라 해도 퍼포먼스에 춤을 접목시키려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접목을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극의 집중력을 흐리고 격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3번 김*숙(인천, 동상)씨는 윤동주의 시 3편(자화상, 참회록, 서시)을 엮어 극을 구성했는데 윤동주 의상, 파란 우물 소품을 정성껏 준비했고 무엇보다 배경음악을 잘 준비했다. 시퍼포먼스에 있어 배경음악은 80~90%의 영향을 미치기에 음악을 잘 선정하는 것이 극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김*숙씨는 모든 준비를 잘 했지만 가장 중요한 낭송에서 목소리가 갈라져서 소리 전달이 분명히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4번 임*경(경남 창원, 동상)씨는 독특한 분위기로 극을 구성해서 잘 어필했는데 경상도 사투리 발음이 몇 번 나와서 귀에 거슬리는 것이 옥의 티였다. 경상도 지역 출전자들인 경우 사투리를 안 하려고 애를 쓰기보다 오히려 사투리 시를 골라서 경상도 억양을 최대한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5번 황*택(전북 전주, 장려)씨는 [김소월의 초혼과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두 편의 시로 극을 구성했는데 목소리는 아주 좋았지만 준비한 5가지 색깔의 긴 천을 애써서 끌고 나와서 그 소품을 잘 활용하질 못했다. 초혼(招魂)이면 우리 민족의 전통상례의 첫 번째 의식으로써 지붕 위에 올라가 망자의 옷가지를 허공에 휘두르며 떠나간 혼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름을 세 번 부르는 의식을 말하는데 준비한 소품 천으로 그런 모습을 연출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큰 무대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뒤의 무대는 텅 비워두고 너무 앞쪽에서만 동선을 잡아서 답답한 느낌이 많았다.
7번 노*흔(전남 순천, 장려)씨는 성재경 시인의 시 [스승의 눈물, 시계를 바꾸다] 두 편의 시로 극을 구성했는데 표정이나 내면연기는 좋았지만 전체적인 퍼포먼스의 구성이 너무 빈약했고 무엇보다도 낭송의 발성이 너무 약해서 소리가 객석까지 잘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 나직한 목소리로 내면연기를 하다 보면 소리가 낮아질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소리가 청중들에게 잘 전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아쉬웠던 것은 노*흔씨는 작년 대회의 대상 수상자인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대회에 출전을 해서 깜짝 놀랐다. 이번 대회가 대상 수상자들도 출전할 수 있도록 오픈을 했지만 굳이 공지사항에 그런 조항을 명시하지 않아도 당 대회의 전년도 대상 수상자는 당연히 출전을 안 하는 것이 무언의 약속인데... 출전을 해서 의외였다. 전년도 대상 수상자는 축하공연이나 시범낭송공연으로 대회를 빛내주는 것이 선배로서의 더 빛나는 행보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10번 원*숙(서울, 대상)씨는 이육사 시인의 시 [절정과 편복(박쥐)] 두 편의 시로 극을 구성했는데 시 절정과 편복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 우리 민족의 비참한 상황을 그린 시로써 박쥐처럼 어둡고 깊은 동굴 속에서 한 줄기 희망도 없이 멸망해가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시이다. 원*숙씨는 박쥐를 상징하는 까만 망토와 가면을 쓰고 어두우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연기를 펼쳤다. 의상, 배경음악, 어두운 음색의 낭송, 그리고 큰 무대를 모두 활용하여 펼치는 큰 움직임 등등 모든 면에서 탁월했다. 그리고 어두우면서도 객석까지 쩌렁쩌렁 전달되는 힘 있는 발성으로 무대와 객석을 압도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대상이었다.
13번 엄*화(충남 천안, 장려)씨는 성재경 시인의 시 [벼리가 되어-논개가 이순신에게]라는 시를 극화했는데 구성도 좋았고 배경음악도 좋았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변영로 시인의 논개 시를 국악 창으로 부른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의 곡에 맞추어 살풀이춤을 춘 구성은 아주 탁월했다. 물론 춤이 전문가의 솜씨는 아니었지만 그 정도면 극에 몰입하는 분위기를 깰 정도는 아니었기에 훌륭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낭송이 아쉬웠다. 시의 내용이 한(恨)이 서리고 때로는 분(憤)이 차서 내뱉는 임팩트 있는 낭송이 나와야 했는데 소리가 약해서 전달력이 아쉬웠다.
14번 고*득(충남 천안, 장려)씨는 이생진 시인의 시 3편(저걸 어쩌나/그 사람 내게로 오네/한(恨))으로 극을 구성했는데 모두 황진이에 대한 시들이다. 극의 구성도 좋았고 배경음악도 좋았다. 그리고 고*득씨의 음성에는 기본적으로 처연함이 묻어 있어서 이런 사극(史劇) 류의 작품을 하면 잘 어울리는 음색이다. 하지만 역시 낭송이 약했다. 낭송에 자신감이 부족했고 움직임이 완전히 몸에 붙지를 않아서 어색함이 많이 느껴졌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 이 작품을 잘 갈고 닦으면 훌륭한 퍼포먼스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번 형*광(서울, 은상)씨는 음색이나 발성, 발음 전달력이 아주 좋았다. 예심 녹음파일에서도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일근 시인의 시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라는 시로 퍼포먼스 구성을 했는데 실제 무대에서의 연기는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았다. 먼저 이 시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를 가서 그 유배지에서 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시로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한을 담은 시이다.
화자(話者)가 유배지의 다산 정약용인데 형*광씨의 의상이 포도대장 같은 화려한 의상인 것이 시와 맞지 않았다. 유배지의 정약용의 민복 차림의 의상과 적소(謫所)의 차가운 바람소리, 그리고 외로움과 그리움과 한을 담아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대를 너무 앞쪽만 활용하여 무대 활용에 있어 너무 소극적이었다.
이상으로 기억에 남는 몇몇 출전자들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작년에는 주최 측에서 4인 이내의 인원이 극을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두었었고 이번에는 1인 시퍼포먼스로 규정을 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내실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작년보다 이번 1인 시퍼포먼스가 더 내용적으로도 퀄리티 있고 탄탄한 집중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퍼포먼스 작품을 만드는 데는 인원이 중요하지 않다. 1인이 하면 1인이 극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면 되고 4인이 하면 그에 알맞게 극을 구성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무언가를 잡다하게 많이 준비해야지 잘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 소품이 없어도 어울리는 배경음악과 탄탄한 낭송과 충분히 무르익은 움직임만으로도 얼마든지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기에 그 정답을 향해 노력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극을 탄탄하게 구성하고 더 연습하고 더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낭송대회는 한 해 1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지만, 시퍼포먼스대회는 거의 없다. 전북 장수에서 개최되는 논개 시퍼포먼스대회가 거의 유일하고 그 외 광주 등지에서 퍼포먼스대회를 해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출전자가 없어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시낭송이 첫 뿌리를 내린 것은 1967년인데, 제1회 [시인만세] 행사에서 일반인들이 함께 참여하여 시낭송을 할 수 있는 시낭송콩쿨대회를 열었던 것이 최초의 시낭송경연대회였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낭송의 본가인 재능시낭송협회의 고문을 지내셨던 김성우 선생이 기획하여 개최한 행사로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행사였다. 이 행사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 시낭송이 씨앗이 뿌려졌고 그 후 오늘날까지 60년 가까이 시낭송문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발전하여 시낭송대회가 많이 생겨났고 그만큼 시낭송이 대중화되어 시낭송을 하는 인구가 많아졌다.
이제는 서서히 시낭송문화도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요구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것이 시퍼포먼스이고 시극, 시뮤지컬 등이다. 지금부터 약 4~5년 전부터 그런 움직임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시퍼포먼스대회 등으로 실제적인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기반이 너무나 약하다. 모두들 필요성은 느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시퍼포먼스는 그저 낭송이 아니다. 총체적인 종합예술이다.
시퍼포먼스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어우러져야 한다. 탄탄한 낭송은 기본이고 그에 더해 시의 내용에 맞는 목소리 연기와 몸의 움직임 연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배경음악(효과음향) 등이 함께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일반 시인들이나 시낭송가들이 단독으로 시퍼포먼스 작품을 한 편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시점에서 대전동구문화원에서 작년에 이어 시퍼포먼스대회를 개최하면서 시낭송계가 바라는 새로운 변화의 최선봉에 앞장서려는 노력은 참으로 귀하고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바라는 것은 이런 시도와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동구문화원뿐 아니라 대전시에서도 지원을 이끌어 내서 이 소중한 시도가 힘없이 주저앉지 않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힘이 실리면 모든 면에서 스케일이 커지고 판이 커지면 시퍼포먼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심도 있게 노력하는 시낭송인들도 늘어날 것이고, 이 대회가 더 탄력을 받아 더 발전할 수 있고 시낭송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그 선봉에 대전동구문화원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