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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동산신제

'하늘을 연 마을'이란 뜻을 가진 천개동(天開洞)은 대전광역시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산간마을이다. 대전의 진산(鎭山)인 계족산의 허리를 휘돌아 동북쪽으로 판암동, 비룡동을 경유하는 도로를 따라가면 도수터널이 있는 개래울(추동)이 나온다. 여기에서 마을 뒷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2.5km가량 거슬러 올라가면 계족산 뒷편 중턱에 천개동이 자리잡고 있다.

천개동은 1960년대 초에 형성된 실향민 마을이다, 즉 한국전쟁 당시 북쪽에서 내려온 피난민과 인민군으로 참전하였다가 남한에 남게 된 실향민들이 몇 차례의 이주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착한 곳이 지금의 천개동이다.

천개동에서는 매년 실향의 아픔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비는 산신제를 지낸다. 그러나 마을을 개척한 첫 해부터 천개동에서 산신제를 지냈던 것은 아니었다. 즉 터를 잡은 뒤 서너해는 산신제를 지내지 않고 인근의 효평리 갓점 마을에서 행해지는 동고사에 참여하여 탑제를 모셨다. 그러다가 '산에 살면 산신을 모시고 물에 살면 용신을 모셔야 하는 것이니, 마땅히 산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우리도 산신을 모셔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리하여 마을 뒷편에 깨끗하고 바위가 있는 곳으로 산제당을 정하고, 매년 정초에 동민의 건강과무사태평을 비는 산신제를 지내기 시작했다.

천개동 산신제는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고 매년 음력 정초에 길일을 택해서 지낸다. 택일과 동시에 산신제의 제물을 준비할 '집사(유사)'와 추을 읽는 '축관'을 뽑는데, 집사와 축관은 그 해 집안에 궂은 일이 없고 정갈한 사람으로 정한다. 이렇게 해서 집사와 축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대문 앞에 황토를 펴고 금줄을 쳐서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하고 자신들도 가급적 바깥출입을 삼가한다.

한편 천개동에서는 1993년부터 산신제를 지내는 날 성황제를 모신다. 성황제를 지내게 된 까닭은 근년들어 마을에 우환이 잦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무당에게 찾아가서 물으니, '성황제를 지내는 것이 좋다'고 일러주어 산제당 옆에 별도로 성황신을 모시게 된 것이다. 본래 천개동에는 비래골쪽으로 넘어가는 계족산 뒷편 골목에 예전부터 내려오는 서낭당이 있다. 그런데도 별도의 성황신을 모신 것은 '이미 그 곳에 있던 서낭신이 마을을 떠났기 때문이다.'라는 무당의 충고 때문이었다.